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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회원칼럼-박미현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] 치킨과 순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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댓글 0건 조회 751회 작성일 2021-11-08 11:5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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꿩은 고대 국가에서 희생 제물로 바쳤다. 청주 봉산과 경산 임당 등 고대 유적지에서 꿩뼈가 나오고 있다. 백제와 신라에서 성행한 매사냥에서도 주로 꿩을 겨눴다. 통일신라시대부터 왕 식단에 꿩이 올랐다. ‘꿩 대신 닭’이라는 속담이 생겨난 건 나중 일이고 고대에는 닭 지위도 만만치 않았다. 신라를 건국한 혁거세와 알영 신화에 신성한 닭이 등장한다. 새벽의 닭울음은 빛이자 생명을 상징해 태양조의 화신으로 여겼다.

하지만 꿩은 사육이 어려웠고 닭은 쉽게 기를 수 있었다. 조선시대에는 집집마다 닭을 기를 정도로 흔하고 요리법도 다양했다. 닭은 한 해 평균 6억마리가 사육되고 1인 연간 12마리에 20㎏ 이상 소비하는 것으로 추산된다. 요즘 몇몇 대형기업에서 독점하는 유통체제이다 보니 음식에 따라 닭고기 품종을 고를 수 없다. 유럽 등과 달리 국내는 ‘토종닭’이라는 통칭 이외에 선택권이 없다. 날개와 다리살 요리, 숯불구이와 백숙은 연한 육질을 가진 육계보다 씹는 맛과 풍미가 강한 품종의 식재료가 더 적합하다.

배달음식으로 인기있는 치킨을 비롯한 대다수 ‘닭고기’는 육계이다. 육계는 빨리 크고 살집이 많도록 생산성에 초점을 두고 개량돼왔다. 사육일수와 사료비를 계산해 가장 효율적인 가격일 때 출하된다. 빨리 키우다보니 몸집에 비해 심장이 작고, 근골격계와 피부염에도 문제를 일으킨다. 시대와 사회속의 음식문화를 조명해온 황교익씨는 몇년 전 ‘잘 키운 닭, 제대로 키운 닭, 적절한 맛이 나는 닭으로 튀겨야한다’며 치킨업계 닭 크기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.며칠 전 SNS에서 또다시 치킨의 작은 사이즈를 언급했다. 요즘 ‘1인 1닭’이 된 것은 다양한 소스 개발 덕이긴 하나 크기가 작은 것도 사실이다. 유년시절 재래시장에서 엄마가 사온 통닭은 어린 네 남매가 먹을만한 크기였다.

요즘 순댓국밥집과 분식집에 까지 타격을 입힌 순대 파동을 계기로 황씨의 저서 ‘미각의 제국’을 살펴보니 ‘순대는 돼지의 피맛’이라고 한다. 돌이켜보니 순대를 피맛이 아니라 당면맛으로 먹어온 지 오래됐다. 여전히 동네에 돼지 피맛을 볼 수 있는 순댓집 로컬푸드가 있으니 안심이다.

원문보기 http://www.kado.net/news/articleView.html?idxno=1098298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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